당시엔 쿠퍼스타운까지 대중교통으로 간 글이나 소개 등이 없었다. 주변 뉴욕에 사는 혹은 미국에 야구 전문가들한테 물어봤는데 다들 가본적이 없다고 해서 이것저것 찾으면서 갔던 기억이 있다.
인스타그램에 자녀분들이 이 근처 야구장에서 가끔 경기를 했는지 가본 사람들이 있긴 했는데 다들 개인 차량으로 이동하셔서... 렌탈해보는 것도 고려해봤지만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것 같아 포기. 참고로 운전해서 가면 4시간, 버스로는 5시간 40분이 걸린다. (근처 공항에서 가는 방법도 있을 것 같은데 복잡해 보여서 패스)
미국에 도착하기 며칠 전에 https://trailways.com/#/purchase/schedules를 통해 일정을 확인했다. 맨하탄에서 쿠퍼스타운까지 가는 버스를 지금 확인해보면 오후 12:30분에 출발하여 18:10에 도착하는 것 밖에 없지만, 당시 주말엔 오전에 출발하여 점심 쯤에 도착하는 버스가 존재했고 다음날 오후에 다시 맨하탄으로 돌아가는 버스가 있었다.
가난한 여행을 하는 나에겐 주말에 쿠퍼스타운에 도착하고 다음날 돌아가는 게 베스트였다. 하지만 마을 자체가 한적하고 즐길 거리가 많아서 좀더 오래 있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한국에서 예매한 후에 프린트한 종이를 들고 맨하튼에 있는 포트 오소리티 버스 터미널까지 걸어갔다. 당시 새벽에 숙소와는 20분 정도 거리였는데 그냥 걸어갔다. 버스가 있었던 것 같은데 안 탄 이유는 불안정성 때문에. 아무래도 혼자서 가는 첫 해외였고 언어의 대한 한계를 많이 느끼던 때라서.
새벽부터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인지 버스 터미널 근처에 가까울 수록 좀 안전함을 느꼈다.
포트 오소리티 버스 터미널(Port Authority Bus Terminal) : 고터처럼 내부가 크고 좀 복잡하다.
프린트를 들고 티켓 바꿔달라고 했더니 무슨 자동화 기기에서 바꾸고 오라고 했다. 뭐라하는지 제대로 알진 못했지만 대충 어찌어찌하니 티켓으로 바꿨다.
최종 목적지와 환승 티켓(+리턴티켓 포함)
그리고 숫자 34만 보고 가라며 친절히 안내해주며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무슨 지하로 이동한 느낌이었다.
킹스턴(Kingston)에서 환승을 해야돼서 Kingson이라고 적힌 34번 승강장 입구 앞으로 갔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승무원이 대기하는데 이때 티켓을 확인을 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킹스턴까지 가는 버스. 생각보다 편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심카드를 사갔는데 도중 촌동네 쪽으로 가면 데이터가 안 터지기도 했다.
킹스턴 환승. 여기서 내렸다가 다음에 오는 버스들을 확인한 뒤 출발했다.
간이 휴게소 같은 개념이었고 다과와 커피 간단한 식사를 판매한다.
한 10~20분 쯤 지났나. 버스를 확인하고 탑승!
최종 목적지는 모르겠으나 쿠퍼스타운 방향으로 가는 버스
쿠퍼스 타운이 얼마 안 남았음을 보여주는 표지판
쿠퍼스타운 버스 정류장 들어가기 전 초입
쿠퍼스타운에 도착했다는 안내를 듣고 하차!
혹시 몰라서 돌아올 때도 여기서 타는게 맞는지 물어봤다. 그렇다고 한다길래 사진을 찍어뒀다.
돌아올 때 안 사실이지만 예상시각보다 늦게 도착하고, 한 1~2분 정차한 뒤 출발한다.
쿠퍼스타운 버스 간이 정거장(?) 돌아갈 떈 반대에서 타면된다. 삼거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헷갈리지 말자.
그리고 짐을 좀 많이 가지고 다녀서 숙소로 바로 향했다. 운 좋게도 숙소는 버스가 내린 곳에서 1-2분 거리였다. 체크인을 할 때 한국인이라고 하니 놀래더라. 한국 여권은 처음본다며. 아무래도 관광으론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고, 여기 오시는 분들은 차를 몰고와서 좀더 먼 곳에 숙소를(명예의전당이 있는 곳엔 그렇게 숙소가 많지 않다) 잡아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우선 배가 고팠지만 박물관이 늦게까진 안해서 명예의전당이 있는 방면의 카페에서 간단한 빵과 커피로 때웠다.
쿠퍼스타운 버스정류장과 가장 가까운 숙소 (밤에 늦게 여기저기 다녔는데 크게 위험하진 않았다)
숙소에서 쿠퍼스타운까진 걸어서 10~15분 쯤이었는데 일반 가정집이 아래같이 꾸며진 걸 볼 수 있었다.
정말 조용한 마을이다. 메인 스트릿을 빼면 근처엔 굉장히 고요하다.
애드너 더블데이와 쿠퍼스타운
조금 더 가다보니 마침내 더블데이 필드가 보인다.
참고로 1839년 야구의 역사가 이 곳 쿠퍼스타운에서 시작할 때 애브너 더블데이 장군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이후 이렇게 애브너 더블데이의 이름을 딴 구장도 생겼는데... 하지만 이는 모두 명예의 전당이 쿠퍼스타운에 만들어지기 위한 주-작이었다. 더블데이가 최초도 아니고 쿠퍼스타운도 최초가 아니다. 그저 야구의 인기가 낮아질 때 한 100주년 행사였을 뿐. 하지만 거짓으로 만들어진 역사마저도 역사. 지금 그 역사도 이어져서 명예의 전당 헌액을 여기서 진행한다.
더블데이 필드 (측면)
쿠퍼스타운 명예의 전당 메인 스트릿 가는 길두 골목만 더 지나면 메인스트리트이다.
메인 스트리트. 끝에서 끝까지 약 1km도 안 됐던 것 같다.각종 주류나 간단한 요깃거리를 판매한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빵집. 이곳을 둘러보길 권한다. 언제 봤는지 기억 안 나는데(외국 칼럼), 누가 명예의 전당 관련해서 글 쓸 때 이 가게에 대한 얘기를 꺼낸 기억이 난다. 100년이 넘었다고 했나 그랬던 듯.
여기서 빵 한 쪼가리랑 대충 때웠다. (미국에선 거의 굶고 다녔던 듯)
빵과 커피가 맛있었다. 뒤에 걸린 사진이 100년이 역사가 넘음을 알려준다.
미국 명예의 전당. 생각보다 아담했다. 저 문을 열 때 엄청나게 긴장했다.
문이 엄청 무겁다. 잘 안열린다. 그리고 드디어 입성.
결제를 하고 나면 와이파이 비번, 가이드북, 오늘의 이벤트 같은 종이를 준다.
치퍼존스, ...., 블라미디르 게레로, 트레버 호프만
여전히 입구 쪽에서 들어가는 통로
명예의 전당은 총 3층으로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이게 하이라이트 인 것 같다.
특히 전쟁을 참가한 사람은 아래 뱃지가 있다.
요기 베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 밑에 적힌 '한국 전쟁 참가'
명예의 전당에서 본 유일한 KOREA버드 실릭. 많은 규칙을 바꿔서 메이저리그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당시 시점이 2018이었으므로 다음 연도는 고스란히 비워져있었다.
자세히 보면 Hall Of Fame이라고 써져있다. 반사된 게 보기 좋았다. 이후 카카오톡 배경사진으로 지정한 뒤 아직도 안 바꾸고 있다.
미국 기록 야구 협회
아래 나오는 헨리 채드윅은 19세기 말부터 있었던 기원에 대한 논쟁에서, 크리켓으로부터 파생된 영국 어린이들의 공놀이, 라운더스가 야구의 유래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채드윅은 영국 상류층 가정 출신이었고 그야 말로 찐 역사가이자 기자였다. 야구에 빠져 평생 야구 보급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그러나 더블데이 필드에서 야구 100주년 행사에서 주-작이라고 적은 바 있는데, 이때 주작을 하지 말자고 반대 의견을 냈던 이가 채드윅이다. 그러나 스폴딩이 미국 기원설을 강력하게 밀어서 당시 정설이 되고 말았다.
*스폴딩(여러분이 아시는 그 공이 맞다) 에 관한 설명은 추후 이집트 편에서 따로 하겠다.
현대 야구의 아버지. 기자로써 활동을 했었다.
루 게릭 : 'Baseball Spoken Here(야구가 공용어입니다)라는 말이 뼈저리게 기억남는다.
야구의 역사나 기원하면 자주 나오는 그림. 찐탱이는 미국 어디 박물관에 있다. 소장가치가 있어 비싸다.
우취로 인한 경기 취소(심판에게 아부하는 모습) 이건 진품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
그리고 각 구단들의 전시품들. 너무 많아서 생략.
얼마전에 Jonh Thorn(MLB 역사가)가 이와 관련한 글을 씀
미국을 처음으로 놀러왔다가 집으로 돌아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아래 쿠바라는 단어를 보고 쿠바행 결정. 그 뒤로 남미까지 샅샅이 가게 됐다.
쿠바의 혁명. 피델 카스트로의 모습이 보이는데, 피델이 야구를 위해 꽤나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빠따나 글러브를 들고 있는 사진을 종종 볼 수 있음) 내가 갔을 당시에 피델이 통치하던 시절이었는데... 사실 피델을 숭배하는 척 하는 쿠바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유니폼 하나씩 챙겨온다. 내가 가져온 거라곤 잠옷으로 입는 심판복밖에 없어 하나 찍어 봤다.
이때가 아마추어 심판 4년차였던가 그랬다. 방송국 일 하기 전에 한 두경기 뛰고 굴렀던 기억이.
조지 브렛의 파인 타르 배트 사건. 이후 그를 좋아하던 NC 다이노스 대표이사(이메일 계정명도 pinetar이다)가 NC 시구로 부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충격먹었던 중고서점. 원했던 책들이 있었으나 체력 고갈로 인해 보다가 졸았음. 그러다 나중에 사야지 하며 명함을 받고 돌아왔는데... 한 권당 50~80불 부르길래 포기했다.
중고 서점
우선 킵해두고 명예의전당을 먼저 향해갔다. 시간은 넉넉했지만 얼마나 볼지 몰라서.
당시 궁금했던 1940~50년대 야구 규칙 변천사가 하나 있었는데 검색을 백날 천날 해도 안나와서. 그런데 여기에도 그 시기에 책만 없었다.
BC카운트 유불리에 따른 책임소재였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은 안 난다.
기념품 샵들을 들리러
좀 살 걸 그랬나?
야구공으로 만든 약주(?) 재밌는...? 맛있는 것들이 많다.
레전드 선수들의 사인볼들. 개인적으론 사인볼을 안 좋아해서 집에 하나도 없다.
더블데이 필드 정문.
초중학교 쯤 되는 선수들이 야구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숙소가서 한 숨 들린 뒤 식사를 하고 근처 펍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야구를 틀어준다. 그리고 첫 인사 스몰토킹은 거의다 야구였던 걸로 기억한다.
어울리고 싶다면 젊을 때를 가기를 권한다.
밤의 쿠퍼스타운.
밤의 명예의전당.
이후 혼자 여행하는 것에 대해 자신이 생겼고, 온김에 언제까지 아메리카 다시 와보겠냐며 중남미까지가게 됐다.
제 주변에는 MLB를 도전하며 능력이 좋은 5툴 플레이어들이 많은데요. 제 주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도전했으면 하는 바람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일반적으로 공고가 떠서 지원을 하는 루트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반적으로 지원하는 루트와는 다르게 생각하여, 이런 기회가 있다는 걸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링크드인을 통해
어느 날 링크드인으로 직급이 높아 보이는 구단관계자분이 쪽지로, 제 프로필을 확인하며 다음 커리어 플랜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러곤 '이력서 제출하고 면접 볼래?'고 제안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유령 계정으로 사기 치는 게 아닌가 의심을 했습니다.
포지션을 정하지 않고 적정한 게 있으면 다시 제안하겠다며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분의 프로필을 확인하여 구글링 해보니 MLB 혹은 구단의 공홈에 있는 정보랑 일치도 했고, 일촌 중에 아는 사람과도 친구가 있었습니다.
구단의 프라이빗 페이지
속는 셈 치고 이력서를 전달하고 나니 구단의 채용 관련 프라이빗 페이지를 따로 주며 (여긴 해당 구단의 채용정보와 현업 관계자들의 얘기가 있음) 이제 일자를 잡고 면접을 화상으로 보자고 제안이 왔습니다. 제가 회화에는 더더욱 자신이 없어 '영어가 서투르다'라고 말하니 괜찮다고 하며 그냥 진행하자고 하더군요. 좀 망설이다가 프라이빗 페이지를 읽다 보니 저를 자극하는 내용들이 있어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 프라이빗 페이지에서는 각 직군 별로 필요로 하는 기술들을 써놨는데요. 분석팀 외에도 운영팀 등 넘어 다수의 부서에서 SQL와(R 혹은 파이썬) 같은 언어를 요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이해는 더이상 특별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해당 내용을 주고 오간 후에 한국 시간으로 40시간 뒤쯤에 면접을 진행하자고 제안이 왔습니다. 담당자가 시차를 고려하여 그 지역 기준으로 새벽 7시에 진행하자고 요청했고, 저에게 맞춰주실 필요 없다고 얘기하며 한 시간 정도 늦춘 뒤에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약 30분 정도의 일정 잡았는데 뭘 준비 해야 할지 몰라서 기본 정도 예의상으로 준비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언어의 장벽도 있어 몇 가지 이력 물어보다 빨리 끝낼 거라고 예상했거든요.
면접 시작
약속된 시간에 줌을 통해 접속했고 해당 구단의 유니폼을 입은 담당자가 접속했습니다. 프로필 사진과 동일한 분이 들어왔고 면접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담당자 분이 안부인사와 함께 자기소개를 쭈욱 해주셨고 이후 주로 이력과 관련된 내용을 물어봤습니다. 과거 일했던 곳에서 어떤 걸 했는지, 현재는 어떤 일을 하는지 물어봤었네요.
아무래도 애널리스트 신분이었으니 데이터 쪽에 기본적인 내용을 물어보고 스카우팅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분석/연구 외에도 개발 관련 내용을 먼저 물어봤었고요. 다음엔 메이저로 간다면 어떤 선수가 성공할 것인가. 당신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등 스카우팅 관련한 얘기를 많이 물어봤었네요. 그리고 제 개인인적인 생각을 많이 여쭤봤었는데 때론 개발이나 분석, 스카우팅 쪽의 전문적인 용어로 답변했습니다 (이게 오히려 좀 잘 이해하는 느낌). 또한 개인적으로 어떤 선수가 성적이 변화한 내용과 원인에 대해 얘기했는데 면접이 끝난 이후에 별도로 메신저로 더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계속 저에게도 질문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많아서 3-4개 질문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질문이 아니라 하고 싶은 주장(전략)이 있는데 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 전략의 내용은 되게 엉뚱하여 제 주변에 이 얘기를 꺼냈을 땐 무시당하기(+된다고 해도 책임 소재로 불가능하니 생각도 말라) 쉬운 내용이었는데요. 여기서 굉장히 놀랬습니다. 진지하게 어떻게,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상세하게 여쭤봤거든요.
그런 내용들이 오가다 '그 밖에 우리가 KBO리그에 대해 알아야 될 내용이 있는가?'라고 물어봤습니다. 이때 학폭이란 범죄 개념이 있고, 국제대회 관련 출전 여부와 연관이 되어 있다고 얘기를 꺼내니 굉장히 관심을 가졌습니다.
저 외에도 능력을 갖춘 많은 한국인들이 도전하고 있어서 그런데 일부 내용과 과정을 공유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특이했던 건 소통이 원활하지(영어 회화 부족 + 네트워킹 오류) 않을 땐 채팅으로 남겨서 진행도 하기도 했고요. 제가 못 들어서 다시 말해달라고 여러 번 말한 적도 많았는데요. 소통이 잘 안되면 탈락시키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의견을 경청하기 위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나이, 결혼 유무, 가족관계 회사를 그만 둔 이유 등에 대해선 일체 물어보지 않았습니다.